한 개만 더, 한 발만 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저런 생각들 25

침묵은 어떻게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가?

24년 4월, 대학원에서 오후 수업 대신 세미나가 열렸고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윤석진 원장님께서 오셔서 강연을 해주셨다. 강의 내용은 KIST의 역사와 역할,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사와 미래, 원장님의 리더십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과학기술 관련 대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기초과학 연구와 관련된 내용은 잘 몰랐는데, KIST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연구원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 조직 구조와 성과 제도 등의 개편 성과에 대해 설명해 주셨는데 무척 인상깊었다. 원장님께서는 나의 아버지 세대이신데도 불구하고 원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연구 성과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들을 실행하셨고 실제 숫자로 성과가 나타난 것이 흥미로웠다. 누구..

거인의 어깨 위에서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작 뉴턴 이 문장은 아이작 뉴턴이 1676년 로버트 훅에게 보내는 편지에 인용하며 널리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그의 겸손함을 나타낼 때 곧잘 인용되는 문구이지만, 사실은 편지 받는 사람을 비아냥거리기 위해 인용한 문구였다는 의견도 있으며, 뉴턴이 처음으로 한 말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것은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문구가 보편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내 삶에 투영하여 삶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면 된다. 대학원에 입학하여 논문을 쓰게 되면서 교수님과 선배들께 듣는 말이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 쓰고자 하는 논문으로 세상을 바꾸기려 하기보다는 이제까지 ..

10주 동안의 치열했던 프로젝트

2023년 8월 26일부터 11월 4일 데모데이까지, 10주간 '딥 테크 문 샷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하 DMP). DMP는 혁신가 교육, 팀빌딩 및 창업, MVP 지원, 데모데이를 통해 10년 내 10억 명의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을 길러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특히 Grand Challenges 해결에 주목한다. DMP는 과기부에서 주관하고 Tide Envision University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10주간 매주 화/목 저녁, 토/일 종일 정규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창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을 DMP에 사용했고,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밀도 높은 10주를 보냈다. 나는 EO 채널에서 영상을 보고 지원했었고, 서..

12 Startups in 12 Months

얼마 전 EO의 언섹시 비즈니스 아티클을 보다가 재밌는 글을 발견했다. 제목에서부터 도파민이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글이다. 제목이 인상깊은 만큼 내용이 진부할 것 같기도 했지만 도저히 클릭을 안할 수가 없어 읽어보았는데, 너무 좋은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그 자리에서 3번 정독했다. 이건 단지 코딩을 배우고 혼자 서비스를 만드는 얘기가 아니다. 어떻게 실패를 딛고 성공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EO 언섹시 비즈니스 아티클 https://eopla.net/magazines/6899# 혼자서 4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1년에 30억원을 버는 인디 개발자 혼자서 4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1년에 30억원을 버는 인디 개발자 아래 글은 2023년 09월 20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여행의 괴로움

보통 여행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정들이란 행복, 즐거움, 일상을 벗어나는 짜릿함 같은 것들이다. 여행과 함께 괴로움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여행을 떠올리면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여행에서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기차가 20시간 넘게 연착되거나 핸드폰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꼭 가고 싶었던 곳에 갔는데 예상과 너무 다를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속아 바가지를 쓸 수도 있고, 시위로 국경이 닫혀 몇시간이고 버스에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괴로움이 좋다. 매일 똑같은 곳으로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일상이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그런 고통..

영원히 산다는 것

최근 인생에 큰 이벤트가 생기면서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친구들과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10년 만에 오가는 5분의 짧은 통화, 커피 한 잔. 아직까지도 누군가는 유치원 다닐 때의 나, 중학생 때의 나를 기억하고 있다. 기분이 묘했다. 무려 20년이 넘었음에도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기억의 조각들이 삶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행복은 당장 도파민을 뿜어내는 일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더 자주 함께하고, 그 시간들을 추억하면서 점점 커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에픽테토스는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평소 별 생각 없이, 내 기분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곤 한다. ..

[Book] 마음챙김이 일상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

책을 읽고. 삶에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는 다른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엿보고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다. 한 번에 끝까지 읽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잠깐씩 시간을 내 조금씩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에 좋은 내용이 많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시 한 편으로 리뷰를 대신하고 싶다. 시의 저자는 나딘 스테어(Nadine Stair)라는 분으로, 예스24 작가 설명에는 아래와 같이 소개되고 있다. 저자 나딘 스테어에 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다. 미국 켄터키 주에 살고 있다는 것, 그녀가 85세가 되던 해에 시를 썼다는 것, 그것이 전부. 그녀의 존재는 1993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전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

열심히 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 것 같을 때

종종 날씨가 좋을 때는 이른 아침에 산에 오른다. 3시간 정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늘 다니는 코스가 있다. 그런데 잘 아는 길인데도 어떤 날에는 유난히 정상이 나오지 않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무에타이를 10년 정도 했다. 5년이 지나고서부터는 선수로 시합도 나갔고, 코치도 했다. 체육관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나면 가장 먼저 샌드백을 친다. 늘 달고 다니는 팔과 다리로 샌드백을 치는데 어느 날은 유난히 못치는 것 같은 날이 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 유튜브로 좋은 강의들을 본다. 점심시간에는 헬스장에 갔다 샐러드를 먹는다. 회사일을 마치고서는 집에 와서 공부를 하거나 사이드 잡을 한다. 자기 전에 책을 읽고 필사를 한다. 하루 24시간이 꽉 차 있다. 그런데 열심히 하는 만큼 별다른 성과는 나지 않는..

Good vibes only

나는 기술로 인간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싶다.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겠노라 이야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나에게 실제로 해준 말들을 수집해 보았다. 물론 내가 만난 사람이라 해 봐야 모수가 작고, 인간은 모두 다르니 일반화할 수는 없다. 또 내가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다만,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과의 대화는 최소화하고 가능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내 스스로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돌아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 내가 사업을 하겠다,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아래 두 가지로 크게 나뉘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

오래된 운동화와 나의 마음

나에게는 4년 전에 구매한 오래된 운동화가 하나 있다. 당시 매장에서 이 신발을 신어볼 때만 해도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집에 오니 디자인이 별로인 것 같아서 잘 신지 않았다. 그동안 10번은 신었을까. 그렇다고 새 신발을 버릴 수는 없어 신발장에 계속 보관해 왔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이 신발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신발은 그대로다. 몇 년간 신발장에 있던 신발의 디자인이 바뀌었을 리는 없으니까. 그래서 오늘 출근길에 신고 나왔는데 마치 새 신발을 신은 것 같이 기분이 좋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왜일까. 신발은 그대로인데 왜 나의 기분은 달라졌을까. 변한 것은 나의 마음이다.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동일한 대상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정반대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