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만 더, 한 발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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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

영원히 산다는 것

토이판다 2023. 6. 22. 09:54

맞습니다 맞고요

  최근 인생에 큰 이벤트가 생기면서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친구들과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10년 만에 오가는 5분의 짧은 통화, 커피 한 잔. 아직까지도 누군가는 유치원 다닐 때의 나, 중학생 때의 나를 기억하고 있다. 기분이 묘했다. 무려 20년이 넘었음에도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기억의 조각들이 삶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 행복은 당장 도파민을 뿜어내는 일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더 자주 함께하고, 그 시간들을 추억하면서 점점 커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에픽테토스는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평소 별 생각 없이, 내 기분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곤 한다. 만약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언젠가 사과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날이 오겠으나, 죽음은 매일 우리 곁으로 한 발자국씩 다가오고 있다. 한 번 엇나가기 시작한 관계를 되돌리는 데는 많은 시간이 들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 순간에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까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 친절해야 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화내거나 나쁜 말을 뱉지 말고,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만약 오늘이 누군가의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잠시라도 얘기하며 사랑의 언어를 전하려 할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못다한 복수를 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욕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을 쓰는 나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오늘은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잠시라도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 '내일 전화해야지', '다음에 밥 한번 먹으면 되지', '말 안해도 내 마음 알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오랜 인연에게 지금 당장 메세지를 보내보자.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문득 생각나서 연락했다고.

 

그때는 참 고마웠다고.

그때는 정말 미안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