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만 더, 한 발만 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여행 2

여행의 괴로움

보통 여행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정들이란 행복, 즐거움, 일상을 벗어나는 짜릿함 같은 것들이다. 여행과 함께 괴로움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여행을 떠올리면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여행에서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기차가 20시간 넘게 연착되거나 핸드폰을 잃어버릴 수도 있고, 꼭 가고 싶었던 곳에 갔는데 예상과 너무 다를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 속아 바가지를 쓸 수도 있고, 시위로 국경이 닫혀 몇시간이고 버스에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괴로움이 좋다. 매일 똑같은 곳으로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일상이 아니라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그런 고통..

살아가는 듯 여행하는 것

오늘 이 영화를 봤다. Into The Wild, The Motorcycle Diaries 같은 명작과 함께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다. 여행을 떠나면 오히려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일상 속 막연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던 자리가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 낯선 환경이 가져다주는 설렘.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친절함. 잊고 살았던 것들의 소중함. 순례길은 언제 걸을 수 있을까.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