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계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그 두려움 때문에 정작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끔찍히도 무섭다. 나는 지금 절벽 위에 서 있고, 아래는 차가운 계곡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뒤에서는 얼굴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고, 아래로 뛰어내리지 않으면 당장 쏘겠다고 말한다. 뛰어내리면 십중팔구는 바로 죽거나 목이 부러진 채로 얼마간 버티다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다. 그렇다고 떨어졌을 때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총을 맞으면 빠르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고, 뛰어내리는 동안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1. 잘못되서 목이 부러지면 어쩌지? 부딪치면 얼마나 아플까? 지금 죽을 줄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