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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들

오래된 노래 같은 사람

토이판다 2025. 4. 3. 12:23

Good Will Hunting, 1997

 

 

여느 회사원들은 다 비슷할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고 출근길에는 간밤에 업데이트된 미국 주식시장 소식을 듣는다. 회사에 도착하면 경쟁사의 동향을 체크하고, 퇴근 후에는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는다. 최근 들어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느낌이다. 콘텐츠도 너무 많아져서 유튜브에서 뭘 하나 틀어도 3분 이상 집중하기가 어렵다. 게임을 하려 해도 10분 이상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일이 마냥 즐거웠다. 하지만 요즘은 종종 '새로운 것' 그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이럴 때는 익숙한 옛것을 찾게 된다.

 

나는 집중해서 일을 할 때 가사가 없는 피아노 BGM을 듣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때는 올드 팝을 듣는다. 좋은 영화나 책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고 명작으로 남는다. 좋은 노래 역시 마찬가지다. 오래된 노래는 들을 때마다 나를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데려가 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과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오래된 노래와 영화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편안한 안식처로 느껴진다. 물론.. 그냥 내가 옛날 사람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모든 소식을 먼저 알고, 먼저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오래된 노래처럼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그렇다고 해서 생각까지 녹슬어버리면 안 되겠지만, 누군가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고 싶다. 많은 말을 하기보다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을 아끼기 위해서는 오히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들을 내 안에서 잘 갈무리하고 숙성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혜로운 자는 말이 없고, 말을 하는 자는 아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묵묵하고 지혜롭게 나이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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