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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4년 전에 구매한 오래된 운동화가 하나 있다.
당시 매장에서 이 신발을 신어볼 때만 해도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집에 오니 디자인이 별로인 것 같아서 잘 신지 않았다. 그동안 10번은 신었을까. 그렇다고 새 신발을 버릴 수는 없어 신발장에 계속 보관해 왔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이 신발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신발은 그대로다. 몇 년간 신발장에 있던 신발의 디자인이 바뀌었을 리는 없으니까. 그래서 오늘 출근길에 신고 나왔는데 마치 새 신발을 신은 것 같이 기분이 좋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왜일까. 신발은 그대로인데 왜 나의 기분은 달라졌을까.
변한 것은 나의 마음이다.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동일한 대상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정반대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은 지옥이 될 수도 있고 놀이터가 될 수도 있다.
내가 가진 것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평가절하하여 손에 쥔 것이 많은데도 스스로 거지가 되거나, 작은 것도 소중히 여겨 풍요로운 마음을 가진 왕이 될 수 있다.
자연을 그저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거대한 자연의 일부로써 살아갈 수도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을 그저 늘 있는 귀찮은 존재로 여길 수도 있고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랑할 수도 있다.
이 세상과 삶, 기억과 존재는 모두 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세상이 어떤 모양이냐'가 아니라 '내가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인지하느냐'가 내 세계관을 결정한다.
나는 인생을 아주 긴 여행으로 생각한다. 인도에서 툭툭이를 타던 어느 날과 같이, 볼리비아의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잠들던 밤과 같이. 오늘 하루도 긴 여행의 어떤 하루다.
나에게 인생은 적당한 자리를 잡고 높은 성을 쌓는 것이 아니다. 작은 배낭을 메고 길을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마음의 풍요를 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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