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만 더, 한 발만 더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일일 회고

#221123 #일일회고

토이판다 2022. 11. 24. 10:28

Suduksa, Korea 2022

 

기분 점수: 8

 

오늘 한 일

- 드론 인강 수료 및 실습

 

내일 할 일

- 23년 사업계획 수립

 

장애

1. 코로나

  지난주 월요일 (11/14) 코로나 확진 이후 몸이 계속해서 회복되는 중이다. 확진 후 2~5일차에는 정말로 사경을 헤맸다. 열이 39도에 목이 찢어질 듯이 아파 잠도 자지 못했고, 미각과 후각이 거의 상실되어 입맛이 아예 없었다. 이제 그런 고통은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까지도 본 컨디션의 절반 수준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예전에는 자가격리 하면 집에서 이것저것 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심지어 자가격리가 끝났음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지는데 아마 1주일 정도는 더 걸릴 것 같다. 그래도 더 크게 아프거나 후유증이 남지 않고 이정도에서 지나간 것에 감사하다. 요즘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던데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하게 지나가면 좋겠다.

 

2. 후회

  나이를 먹다 보니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만큼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도 늘어간다.

   "그때 지금과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해야지."

  이만큼 쓸데없는 생각이 없다는 걸 알지만 한번 떠오른 상념을 떨쳐내긴 쉽지 않다. 이럴 때는 가능한 현재를 생각하려 애쓴다. 한번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미래에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옳은 선택을 해야지.

  내가 90살이 되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신이 나에게 묻는다. "딱 1번 과거로 돌아가 삶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시간은 네가 정할 수 없고 2022년 11월 23일로만 돌아갈 수 있다. 대신 이제까지의 기억은 모두 사라진다. 돌아가겠는가?" 이 질문에 '돌아가겠다'라고 대답해서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와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은 미래의 내가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하던 과거이다. 그렇다면 오늘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일을 하겠는가? 정말로 시간을 돌려준다면 지금 상상하는대로 그 시간을 살 것인가? 나는 오늘로 시간여행을 했다. 후회하지 않을 하루를 살자.

 

3. 시스템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담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라는 책이 있다. 원제는 'Let my people go surfing'인데 두 개의 제목 모두 멋지지만 오늘은 한국어 제목에 대해 더 생각해보고 싶다.

  나는 서핑을 좋아하지만 바다에 가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가진 못한다. 막상 가더라도 서핑을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날도 많다. 파도가 없으면 서핑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즉, 서핑을 하려면 장소와 날씨가 모두 적당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에게 약속 없는 주말과 날씨를 모두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파도가 칠 때 서핑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자유롭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지금 서울에서 일하는데 양양에 파도가 좋다고 해서 급하게 준비해서 출발한다고 해도 최소한 4시간은 걸릴 것이고, 그동안 파도는 잠잠해질 수 있다. 물론, 일하다가 파도가 좋다고 서핑하러 갈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지금 하고 있는 회사일을 당장 중단할 수 있어야 하고, 내일 해야 하는 일까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제주도나 양양에서 워케이션을 하거나,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방법이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적 자유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가. 이쁜 카페는 주말에 가면 사람이 미어터진다. 평일에 가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가.

  시간적 자유를 결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나의 능력이다. 그런데 보다 구체적으로 '재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어야 한다. 회사에서 아주 능력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도 회사를 나오면 힘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회사라는 시스템 내에서 사용되기에는 탁월한 능력이지만, 스스로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은 아닌 것이다. 물론 이것은 무엇이 더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이나 회사 밖에서 인정받는 것이나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그래도 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내 스스로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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